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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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배구 외인 잔혹사… “자유계약제 부활을”

부상·부진 잦아 구단별 희비 교차
도입 땐 풀 늘지만 자금력 격차 과제

2024∼2025 V리그 남자부는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의 부상 또는 부진으로 시름을 앓는 구단이 유독 많다. 2라운드 막바지인 3일 현재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레오), KB손해보험(비예나)을 제외한 5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거나 대체 외인 영입작업 중이다.

대체 외인을 두고 각 구단의 희비가 엇갈린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단기 알바’로 영입했던 막심 지갈로프(러시아)를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요스바니 대신 영입했다. 1라운드 3승3패에 그쳤던 대한항공은 막심 합류 후 2라운드부터 연승행진을 달려 막심 영입은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레오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뽑은 마누엘 루코니(이탈리아)를 기량 미달로 5경기 만에 방출했고 새로 데려온 크리스티안 발쟈크(폴란드) 역시 기대에 못 미쳐 최하위로 처졌다. 삼성화재도 트라이아웃에서 뽑은 마테이 콕(슬로베니아)이 부상이 발견돼 시즌 시작 전 그로즈다노프(불가리아)를 영입했지만, 기량이 처져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많다.

현행 트라이아웃 제도 내에서는 대체 외인도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에 선택해야만 돼 자원이 한정적이다. 수준급 기량을 보유한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다시 자유계약 선수 제도로 돌아가야만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나 부진 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제도 변화는 만장일치와 같은 합의로 도출돼야 한다는 게 한국배구연맹(KOVO)과 각 구단의 입장인 가운데 몇몇 구단이 “자유계약 제도는 돈이 많은 특정 구단에 유리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과연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 선발 제도에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