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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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전혀 얘기 없었다”…비상계엄 선포에 긴박하게 움직이는 관가

포고령도 발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중앙부처 등 관가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당국자들은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 중앙부처 실장급 공무원은 “사전에 전혀 얘기가 없었다”며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비상 계엄이 선포된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국방부 청사 입구 앞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된 가운데 차량들이 청사 입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인접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도 국방부 관계자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출입문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일대에는 대통령 경호처 인력과 경찰이 증원 배치됐고, 검문도 한층 엄격히 진행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국방부 기자실도 한때 출입 문제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가 출입이 재개됐다. 

 

군은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명의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를 발표했다.

 

박 총장은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3일 23시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며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선포했다.

 

그러면서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며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밝혔다.

 

군이 신속하게 움직인 것으로 볼 때, 윤 대통령의 담화 발표 전부터 군 당국이 준비를 진행해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계엄령이 집행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군에서 계엄 관련 훈련을 진행했지만, 민주화 이후에는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전문적 수준의 훈련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장병들이 계엄령에 동원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북 대비태세 유지 등을 감안할 때, 비상계엄을 관리할 병력 동원도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