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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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에 대한 신념과 행동… ‘늦봄’ 문익환을 기억하다

반드시 돌아올 계절, 늦봄/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다산책방/ 2만2000원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문익환 목사의 서거 3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사상을 기리기 위해 엮은 추모 문집이 출간됐다. 이 책은 문익환과 함께했던 최측근부터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직접 쓴 글을 모아, 그의 생애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생애사가 시간순으로 나열된 평전과는 달리, 이번 30주기 문집은 정치적, 종교적, 문학적 측면에서 문익환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하며, 독자로 하여금 그의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늦봄 문익환은 신학자이자 목사, 민주화 운동가이자 통일 운동가 그리고 시인이었다. 그의 삶은 그 자체로 한국 현대사의 증거이며, 그가 남긴 사랑과 희망의 유산은 지금도 많은 이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그와 함께 역사를 살아낸 이들의 생생한 증언은 문익환이라는 인물이 가진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모습을 전달하고, 그가 어떤 신념으로 평화와 정의를 추구했는지를 보여준다.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다산책방/ 2만2000원

‘반드시 돌아올 계절, 늦봄’은 문익환의 업적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의 인간적인 따뜻함과 삶의 철학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문익환이 평생 동안 보여준 평화에 대한 열망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늦봄’이라는 그의 호처럼, 그는 늦게라도 반드시 올 ‘봄’을 믿었고, 그 믿음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의 거룩한 신념과 행동이 남긴 흔적들은 오늘날 우리가 함께 어떠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지 깊이 생각하도록 한다.

문익환이 남긴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는 그가 떠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살아 있다. 문익환의 생애는 단 하나였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빛깔로 다르게 빛난다. 신학자, 운동가, 시인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하나의 큰 그림을 이루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그 큰 그림의 여러 조각을 맞추어 볼 수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