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1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추진했던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을 무역 및 제조업 선임 고문으로 내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 첫 임기 때 ‘미국 제품을 구매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제 두 가지 신성한 원칙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피터보다 더 효과적이거나 끈질긴 사람은 없었다”며 “그는 내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FTA와 같은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제 모든 관세 및 무역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나바로 전 국장은 대(對)중국 매파이자 관세 지지자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1기에서 보호무역과 고율 관세를 앞세운 대중국 무역전쟁을 기획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나바로 전 국장이 2021년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고 미·중 관계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중국의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나바로 전 국장은 미국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실시된 1·6 의사당 폭동 사태 특위의 소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의회 모독죄로 4개월간 수감된 적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반독점 업무를 이끌 법무부 반독점국 차관보에는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의 경제고문인 빅테크(거대기술) 기업 규제 강화론자 게일 슬레이터를 임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빅테크는 가장 혁신적인 분야에서 경쟁을 억압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지배력을 수많은 미국 국민의 권리와 작은 테크 기업을 탄압하며 제멋대로 해왔다”며 “게일은 위대한 미국 기업들의 창의성을 억압하기보다는 촉진하는 분명한 규칙을 갖고 경쟁 관련 법이 강력하고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수장으로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을 지명했다. 아이작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협력해 민간인 최초 우주유영 기록을 쓴 인물로 ‘머스크의 동맹(ally)’으로 불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아이작먼 지명은 나사의 정책과 계약에서 그가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혜택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