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유사한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3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워싱턴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 기자인 MJ 리는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자신의 적을 쫓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고 싶다고 한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곧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미국인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가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그의 주장에 대해 “트럼프의 임기 동안 워싱턴DC가 서울처럼 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리는 이어 자신이 한국 출신임을 밝히며 “이번 사건이 한국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충격적인 이유는 서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그리 먼 역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 부모님 세대, 조부모님 세대는 이미 이런 일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CNN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존 브레스나한 펀치볼뉴스 공동창립자 역시 “트럼프는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무력 사용을 장려해 왔다”며 “민주주의가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는 게 사람들이나 민주당원들이 트럼프의 복귀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가 미국 의회 폭동 사태, 이른바 1·6 사태와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미 대선에서 패배한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가 결과에 불복했다. 미국 의회 폭동 사태는 이때 이에 동조하는 극성 지지자 수천 명이 2021년 1월6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트럼프는 퇴임 직전 탄핵 심판대에 올랐고, 퇴임 후 대선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연방특검에 기소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미국 의회 폭동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NYT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 폭동 사태와 같은 반(反) 민주주의 흐름을 경계한다고 설명하며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미국의 한국과 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