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 백두산(창바이산) 국가자연보호구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둥베이후)가 30년 만에 카메라에 포착됐다.
5일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백두산 서쪽 비탈의 관광도로 인근에서 자연보호구 관리소 직원들이 야생 백두산 호랑이를 목격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백두산 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로도 불리며, 주로 중국 동북지역, 백두산, 만주, 그리고 러시아 극동 지역에 분포한다. 최근 발견은 해당 호랑이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린성 임업·초원국은 이번 사례가 야생 백두산 호랑이 서식지가 기존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에 걸쳐 있는 ‘백두산 호랑이·표범 국가공원’으로부터 서쪽으로 200km 이상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백두산 호랑이·표범 국가공원 내에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야생 백두산 호랑이 개체 수를 약 70마리로 추산했으며, 이는 2017년 국가공원 시범 지정 당시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같은 공원 내 야생 아무르표범의 개체 수는 약 80마리에 이른다.
백두산 호랑이는 이번 발견 일주일 전, 해당 지역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발자국이 발견되며 주목받았다. 이에 관리소는 모니터링 카메라 9대를 설치해 호랑이의 동향을 감시하고,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경고 표지판을 설치했다.
백두산 호랑이는 겨울철 먹이 부족으로 인해 민가를 습격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헤이룽장성의 한 조선족·만주족 마을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마을 주민을 공격해, 65세 주민이 손목을 물려 병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 하바롭스크 동부 마을에서 개와 산책하던 남성이 백두산 호랑이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이들의 서식지 확장은 긍정적인 생태학적 신호로 평가된다"며 "사람과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자연보호구 관리 당국은 호랑이와의 공존을 위해 서식지 관리와 주민 안전 대책 마련에 더욱 힘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