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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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에서 드러난 尹대통령 부정선거 인식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간 것을 두고 “‘부정 선거’ 의혹과 관련한 증거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이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3일 밤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등에 진입한 이유에 대해 “‘부정 선거’ 의혹과 관련한 증거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힌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뉴스1

그는 동아일보에 “많은 국민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향후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스템과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있어 철수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부정 선거 의혹 조사를 위해 계엄군의 선관위 진입을 지시한 것이 윤 대통령의 뜻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예. 많은 국민들이 부정 선거에 대해 의혹을 가지고 계신다. 이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일부 보수 단체와 유튜버들이 주장해 온 올해 총선의 선거 개표 조작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계엄군의 선관위 진입을 지시한 것이 윤 대통령의 의중이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 선관위 과천청사에 계엄군이 최초 투입된 시간은 3일 오후 10시 30분으로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이날 오후 10시 24분인데, 그로부터 6분 뒤 계엄군이 진입한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는 국회에 투입된 병력 280명보다 많은 300여 명의 계엄군이 선관위 경기 과천청사 및 서울 관악청사, 경기 수원 선거연수원에 진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심각한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이고, 이런 대통령이 자리를 유지한다는 건 국가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최초 투입된 계엄군 10여명은 중앙선관위 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핸드폰을 압수하고 행동감시 및 청사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며 “추가 투입된 100여 명은 1층 로비 등에서 경계작전만 실시했으며 총 3시간 20여분 동안 점거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와 아크로비스타에서 처음 만난 날 ‘대표님, 제가 검찰에 있을 때 인천지검 애들을 보내서 선관위를 싹 털려고 했는데 못 하고 나왔다’가 첫 대화 주제였던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제가) 당 대표로 있을 때 철저하게 배척했던 부정선거쟁이들이 후보(윤 대통령) 주변에 꼬이고 그래서 미친 짓을 할 때마다 제가 막아 세우느라 고생했다”며 “결국 이 미친놈들에게 물들어서, 아니, 어떻게 보면 본인(윤 대통령)이 제일 부정선거에 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결국 부정선거쟁이들이 2020년부터 보수 진영을 절단내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부정선거쟁이들의 수괴가 되어서 환호받아보려다가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것으로 탄핵을 당하면 깔끔하게 부정선거쟁이들이 보수진영을 절단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의혹은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극우 유튜버 등은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