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당초 13번째 인도·태평양 방문으로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찾을 계획이었으나, 한국 방문을 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와 그로 인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사퇴 여파 속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에 중요한 한미 간 안보 협의가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이 7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스틴 장관의 13번째 인도·태평양 방문인 이번 일정은 역내 미국의 동맹·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평화, 안보, 번영에 대한 공동의 전망을 진전시키기 위한 국방부의 역사적 노력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오스틴 장관은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해 미·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을 조율 중이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국내 취재진에게 “이번에 오스틴 장관이 한국에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오스틴 장관이 가까운 시기에 한국을 찾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나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등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정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4~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와 제1차 핵협의그룹 도상연습도 계엄령 사태 이후 무기한 미뤄졌다.
라이더 대변인은 향후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 일정을 묻는 말에 “아직 업데이트로 제공할 게 없다”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를 고려할 때 일정 연기는 신중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계엄 사태와 관련한 주한미군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군 태세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우리는 여러 수준에서 한국 국방부와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는 있지만, 작전이나 물리적, 안전 측면에서 (이번 사태에 따른) 주한미군에 대한 어떤 중대한 영향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