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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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극우 승리'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결과 취소돼

러 대선 개입 정황과 관련 있는 듯

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헌재는 이날 성명에서 "루마니아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절차가 전면 재실시될 것"이라며 "정부는 필요한 절차를 위한 새로운 날짜와 일정을 정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로 예정됐던 대선 결선 투표는 취소됐다. 결선에선 친러시아 성향의 무소속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와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가 맞붙을 예정이었다.

지난달 24일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킨 제오르제스쿠 후보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헌재가 1차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한 이유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4일 기밀 해제된 루마니아 정보국(SRI) 문서에서 발견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정황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SRI 기밀 해제 문서에는 '외부 세력'이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선거 유세를 위해 텔레그램을 통해 틱톡 사용자와 인플루언서를 모집하고 조율된 메시지를 전파하는 등 여론 조작이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SRI는 이는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예상치 못한 득표율 급증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며 러시아의 대선 개입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집권당인 친서방 성향의 사회민주당(PSD) 대표인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는 헌재의 대선 1차 투표 무효 판결을 환영했다.

그는 기밀 해제 문서를 통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이 드러났다며 "헌재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제대로 된 지도자", "우크라이나는 본래 정식 국가가 아니다"와 같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2021년 인터뷰에서는 루마니아 남부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미사일 방어 시설이 설치된 것을 두고 '외교적 수치'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