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 오후 시민들은 전국 도심 곳곳에서 열린 촛불집회 현장에서 투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6시 20분께 시작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정족수 미달로 성립되지 않을 상황에 놓이자, 일부에선 탄식과 분통이 터져 나왔다.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대구시민 시국대회에는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 회원, 학생, 시민 등 최소 수천 명이 집회 현장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생중계를 지켜봤다.
표결에 앞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부결된 후 여당 의원들이 자리를 뜨자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대학생 정모(22)씨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이 명백한데도 탄핵소추안이 무산되는 분위기라니 말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치권의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부산 서면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퇴장 모습에 참석자들은 일순간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한 참석자는 "기득권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내란 수괴의 탄핵을 반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전지역 집회 현장에 나온 안모(23) 씨는 "정말 실망스럽다"며 "(가결)될 때까지 집회에 계속 나오겠다"고 밝혔다.
전남 광주와 제주 등 몇몇 지역에서는 눈비가 내리는 추위에도 시민들이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집회를 이어갔다.
시민 5천여명이 모인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중계 화면을 지켜본 한 중년 여성은 "참담하지만 앞으로 끝까지 지치지 말고 함께 싸워 나라를 정상화하자"고 말했다.
제주시청 앞에서도 우비를 두르거나 우산을 쓰고 나온 1천여명의 시민이 표결 방송을 지켜봤다.
혼란스러운 정국이 하루빨리 안정되길 바라는 염원도 간절했다.
한 40대 회사원은 "나라가 지금 너무 혼란스럽고 이 속에 사는 내 자신도 너무 혼란스럽다"며 "앞으로 여론과 시대적 흐름에 따라 난관을 딛고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되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했다.
이모(54)씨는 "여야싸움에 민생은 더욱 어려워져 가는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불법 계엄을 저지른 윤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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