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은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요구하며 국회 앞을 찾은 집회 인파뿐만 아니라 K팝과 함께한 한국의 시위 문화에도 주목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탄핵 표결을 앞두고 시위대 중 많은 이들이 정성 들인 의상을 입고 직접 만든 깃발을 들거나, 집회의 필수요소(fixture)가 된 K팝을 틀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투입해 의원들을 체포함으로써 ‘시민의 지배’를 중단시키려 한 이후 서울의 중심부 광장부터 국회의사당에 이르기까지 시위가 일어났다”며 “K팝 속에서 참가자들이 즐겁게 뛰어다니고,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일부 시위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AFP는 “지난 6일 열린 한 집회에서는 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가 울리는 가운데 젊은 참가자들이 음악에 맞춰 뛰면서 ‘탄핵, 탄핵, 윤석열!’ ‘사퇴, 사퇴 윤석열!’을 외쳤다”고도 했다. 에스파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나니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전한 한 시위자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도 소개했다.AFP는 또 일부 시위대가 ‘나는 스파게티 몬스터 연맹’, ‘혼자 온 사람들’, ‘강아지 발냄새 연구회’, ‘꽃 심기 클럽’, ‘잠들지 못하는 편집자들’ 등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깃발을 들었다며 관심을 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국회 집회 상황에 대해 “토요일 국회 앞 시위가 최대 규모를 예고한 가운데, 축제와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커다란 스크린과 음향 장비들이 설치됐고, 연사들과 공연자들이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군중을 이끌었다”며 “노랫말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국회 주변 세 곳의 지하철역이 폐쇄됐지만, 사람들은 계속 몰려들었다”며 “사람들은 거의 일주일간 이어진 추운 날씨에 대비해 담요를 두르고 손팻말을 들었고, 멀리서부터 음악과 구호가 들려왔다”고 묘사했다. 또 많은 부모가 어린 자녀를 집회에 데려왔다면서 두 살배기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집회에 나온 한 엄마의 “아들이 다시 계엄령이 선포된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