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명 중 3인. 7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한 표를 행사한 국민의힘 의원은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4선), 김예지(비례대표·재선), 김상욱(울산 남갑·초선) 단 세 사람이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표결에 참석해 의결정족수(200명) 미달로 투표함을 열지도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투표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은 투표하지 않았다.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모두 부결시키겠다는 당론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과 달리 여당 의원 불참 시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김 여사 특검법 표결을 마친 뒤 안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퇴장했다.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인한 이탈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탄핵안 투표에 불참한 것이다. 오후 6시 17분쯤 회의장에 남은 야당 의원들과 안 의원이 먼저 투표를 했고, 국민의힘 김예지·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와서 투표에 참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당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표결에 참석하기를 기다리겠다며 투표 종료 선언을 미뤘지만 탄핵안은 오후 9시 20분쯤 ‘투표 불성립’으로 끝내 무산됐다. 찬성표를 행사한 안 의원은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약속드린 대로 국민 뜻에 따라 투표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자진 사퇴 시기, 국정 운영 방안 등을 투표 전에 제시해달라고 말했지만 당은 시간에 맞춰 설명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여당이 당론으로 반대해온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줄곧 찬성했다.
역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된 김예지 의원은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따르겠다”면서 “가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본회의 이전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당내) 소수 의견이지만 저는 국민을 대신해 국회에 온 것이고,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 표결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지난 3일 밤 계엄 해지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서도 국회 담을 넘으려 했으나 위험하다는 주변 만류로 그만둔 바 있다. 이날 사연을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늘 배리어프리(Barrier Free·장벽이 없다는 뜻)의 중요성을 외쳤던 제가 물리적 ‘배리어’를 느끼는 암담하고 절박한 순간이었다”면서 “몸은 장벽으로 본회의장에 함께할 수 없었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이미 찬성 버튼을 백만번은 더 눌렀던 것 같다”고 적었다.
김상욱 의원은 당론을 따라 반대했다고 밝힌 만큼 실제 투표 결과는 가결 194표, 부결 1표로 추정된다. 그는 “찬성이든 반대든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게 진정한 국민을 위한 자세라고 생각했다”면서 “당론에 따라 이번 탄핵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를 제안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탄핵에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김 여사 특검법 역시 이날 자동 폐기됐다. 무기명으로 이뤄진 재표결에서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2표가 부족해 부결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 수(108명)보다 반대가 적어 최소 6명의 이탈표가 발생했다. 이탈표가 4표 나왔던 지난 10월 2차 재표결보다 규모가 커진 것이다. 21대 국회였던 지난 1월 첫 재표결 때는 이탈표가 한 표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