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주요 인사권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한덕수 총리와의 공동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통해 윤 대통령의 국정 미관여를 약속했지만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계속되며 여권 내에서도 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 표명을 수용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5일 만이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임 후 3일 만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6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후임으로 오호룡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임명한 사실도 이날 뒤늦게 알려졌다. 오 차장 인사의 경우 윤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며 사실상의 2선 후퇴 의사를 밝히기 전 이뤄진 것이긴 하지만 비상계엄 여파로 이미 퇴진 요구가 불거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계속해서 권한 행사를 이어간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임명안도 재가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사례는 총 4건이 됐다.
국민의힘 한 대표는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미칠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국을 수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윤 대통령은 퇴진하기 전이라도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대통령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지속해서 행사하면서 야권에서는 “한 대표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