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수(70·가명) 씨는 은퇴 후 특별한 취미나 여가 활동 없이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TV 시청과 낮잠으로 보냈다. 가족들은 그가 은퇴 후 우울감을 느낄까 걱정했지만, 김 씨는 "쉬는 게 좋다"며 별다른 활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는 기억력이 눈에 띄게 감퇴하기 시작했다. 자주 가던 시장에서 길을 잃거나, 가족들과 약속을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병원을 찾은 결과 그는 초기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김 씨의 생활 방식을 지적하며 "퇴직 후 규칙적인 사회 활동이나 두뇌를 자극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 부족했던 점이 치매 위험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가족과 함께 주기적으로 산책을 하고, 동네 복지관에서 그림 그리기 교실에 참여하며 일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활동을 늘린 이후 증상이 더 이상 빠르게 악화되지 않았고, 김 씨는 조금씩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수면 시간, 음주 습관과 같은 요인이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존 연구들에 이어 취미 활동 부족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주목받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비영리 연구기관이 1992년부터 2만명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미 활동이 없는 사람은 치매 발병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취미는 삶의 목적을 제공하고, 뇌를 단련해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운동 부족은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고 사고력·기억력을 강화한다. 특히 비만은 혈류 문제, 만성 염증을 유발해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60세 이상 노인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장시간의 좌식 생활도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신체를 움직이지 않으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음주 습관과 치매 위험 간의 연관성도 주목했다.
적정 음주는 치매 위험이 가장 낮았고, 금주나 과음은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적정량의 음주가 혈류 순환과 뇌 건강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2015년 약 62만 명에서 2022년 약 98만 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치매 유병률도 9.54%에서 10.41%로 증가했다.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며, 이를 이른바 ‘노망’으로 치부해 진단을 미루거나 가족에게 알리지 않는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치매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적극적인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치매 예방은 단기적인 노력이 아닌, 꾸준한 생활 습관 개선과 적극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건강한 삶을 위한 실천은 치매 위험을 낮추고, 노년기를 보다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치매 예방’ 위한 권고사항
-취미 생활 유지 : 새로운 활동, 관심사 개발해 뇌 자극
-규칙적인 운동 : 신체 활동으로 혈류 개선, 건강 유지
-건강한 체중관리 : 비만으로 인한 염증, 혈류 문제 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