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정국 등 일련의 사태를 풍자한 대형 그림이 내걸렸다.
이들 그림은 지역 청년작가인 김강훈·김승민·김정훈·현유정 작가가 함께 그렸다.
작가들은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뿐만 아니라 자신이 내건 ‘공정과 상식’마저 짓밟은 윤 대통령과 이를 조종한 김건희 여사,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이 정한 절차를 초월해 권력을 넘겨받으려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계엄’ 깃발을 든 윤 대통령이 말을 타고 달리는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끌려가는 모습이다. 이 그림엔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도 있다.
또 다른 그림은 윤 대통령, 김 여사, 한 대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벌거벗은 윤 대통령이 무릎을 꿇은 한 대표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그림도 있다.
나머지 한 그림은 시민들이 손에 든 촛불이 모여 큰불을 만든 모습을 표현했다.
김승민 작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투표조차 성사되지 않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해당 사태는 권력의 욕망으로 동족 살해의 거대한 폭력이 내재한 끔찍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회에 나가니 어린 아이들이 목청 터지게 구속하라, 탄핵하라를 외치고 있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제주시청과 관할 동사무소는 이 그림들을 ‘불법 현수막’으로 보고 이날 중 철거할 예정이다. 정치 상황과 정치인을 풍자한 그림이라 ‘정당 현수막’에 포함하지만 게시 기간 표시 등 요건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철거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며 “마음을 모으고 목소리를 내주실 분들이 있으면 뜻을 모아달라. 작품만 보내주셔도 좋다”며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