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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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尹, 대통령직 그만둘 수밖에”… 여야 원로들 10일 성명

계엄 사태에 “시국 어지러워”… 몇 달 만에 모임

여야 원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 시국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동교동계 ‘맏형’이자 야권 원로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과 여권 원로인 신영균 전 국민의힘 상임고문 주도로 지난해 발족한 여야 원로 모임 ‘3월회’는 10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오찬을 함께한다. 권 이사장과 신 전 고문 외에 여권의 강창희·김형오·박희태·정의화 전 국회의장, 야권의 김원기·문희상·임채정·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대철 헌정회장이 회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래 매달 한 차례씩 세 번째 월요일에 모인다는 의미에서 모임 이름을 3월회로 정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모이지 않았던 원로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다시 모이기로 했다.

 

권 이사장은 9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시국이 어지럽고 대한민국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는데, 여권 원로들도 탄식하고 있다”며 “일단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성명서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이사장은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수상 24주년 기념식에서도 정국 상황에 관한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야권 원로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뉴시스

3월회 회원 중 한 사람인 김원기 전 의장은 통화에서 현 시국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시점이 문제지, 오래 갈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실상 섭정 체제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을 두고는 “우리 당(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그렇게 깔끔하지 않은 방식이고, 대통령의 빠른 퇴진을 요구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이어 “지금 대세는 정해졌고, 여당 쪽에서도 대통령의 조기 퇴진은 막을 수 없다고 보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타협해서 매듭을 빨리 짓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