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금까지 북한군의 특이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군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혼란을 틈탄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북한군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안보 관련 회의에서 “지금까지 북한의 (정국 불안을 활용한) 기회주의적 도발 동태는 없었지만, 가능성을 감안해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의 상황에 대해선 평화적 시위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거론한 뒤 시민과 군 사이에 불안감이 조성될 우려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안보적인 관점에서 한국은 안정적이고, 시민과 군의 관계를 보더라도 안정적이라고 확신한다”며 “결국 순수하게 정치적인 측면에서만 일부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자신,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김명수 합참의장과 잇따라 소통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한국 정부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사전에 공유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게 이들 모두 자체 연락망을 통해 지난 4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소식을 전해들었다.
한편 퍼파로 사령관은 같은 회의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을 파견한 대가로 러시아가 무엇을 줄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잠수함 기술이 북한이 원하는 대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의 4세대 전투기인 미그-29와 수호이-27 전투기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퍼파로 사령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1만2000명의 병력을 지원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군대가 활발하게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군대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파병을 제안했고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