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미군기지 캠프마켓은 일제강점기부터 80여년간 민간 출입이 통제돼 도심 속 ‘금단의 땅’으로 불렸다. 1945년 미군이 인천항에 상륙하면서 미육군 군수지원사령부인 ‘애스컴(ASCOM)시티’로도 사용됐다. 2020년 10월14일 철제문에 채워진 자물쇠가 풀리며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6·25전쟁부터 애스컴시티 해체 직전까지 국내외 자료들을 모으고 있는 인천시는 캠프마켓 아카이브 구축 2단계 사업을 통해 548건의 자료와 기록물 3396장을 확보했다고 9일 밝혔다. 미국립공문서관에서 확보한 문서, 항공사진, 사진, 영상 등 여러 형태의 기록물 418건이 포함됐다.
캠프마켓 아카이브 구축 사업은 아픈 역사이지만 캠프마켓의 미래 유산적 가치를 정립하고자 지난해 7월 시작했다. 오랫동안 다양한 기억이 남아 있는 역사 현장을 재구성하고, 지역적 정체성 확립에 요구되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게 목적이다. 2단계 일정은 1950∼1973년 기록물 발굴이 핵심이다. 미국립공문서관에서 새롭게 찾아낸 자료는 모두 346건이다. 특히 1950년 11월2일 미 공군이 찍은 부평구 일대 항공사진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6·25전쟁 시 주변의 현황을 생생히 보여준다.
또 애스컴 구역사령부가 제작한 기관지 ‘ASCOM LOGGER’에서는 ‘한국 최대 군 제빵소’가 구체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미 해병대 지휘보고서를 통해 애스컴시티 재건 과정과 시설물 활용 현황도 살펴볼 수 있다.
이철 시 도시계획국장은 “미군기지와 시민 간 관계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발굴한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캠프마켓의 역사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공개해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