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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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재료만큼 풍미도 다채로워… 취향을 저격하다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선데이 버거 클럽’ 김민재 셰프

미국식의 자유로운 분위기로 운영
버거는 소스·치즈가 풍성한 맛 결정
감자튀김 등 곁들이면 한끼 식사로
패티 4장 ‘굿데이 투다이’ 시그니처
땅콩버터·포도잼 어우러져 ‘단짠’일품
달콤한 오레오 프라이즈도 먹어봐야
‘선데이 버거 클럽’의 김민재 셰프를 만났다. 김 셰프는 요식업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바쁜 햄버거 매장에 취직했다. 일이 미숙해 많이 혼나기도 하고 손님을 응대할 때 실수도 많았지만 주방 선배들의 조언과 다양한 경험으로 내공을 쌓아 선데이 버거 클럽의 셰프까지 오르게 됐다.
‘선데이 버거 클럽’의 김민재 셰프

서울 압구정 로데오의 선데이 버거 클럽은 수제버거 매장이다. 매장은 미국식의 자유로운 분위기로 꾸며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다.

메뉴 또한 다양하다. 야채가 들어간 선데이 버거, 매콤한 치폴레 버거, 기본 중의 기본인 눅진한 치즈버거, 땅콩버터와 포도잼으로 무장한 이름부터 엄청난 굿데이 투다이 버거 등을 즐길 수 있다. 버거는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하지만 누구나 맛을 평가하고 쉽게 등을 돌릴 만큼 다양한 브랜드가 새롭게 선보인다. 따라서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메뉴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버거는 한 입 베어 물면 진하게 배어 나오는 고기 패티의 육즙이 부드럽고 고소한 빵, 다양한 야채와 어우러지는 음식이다. 이때 소스와 치즈가 다르면 같은 베이스의 버거도 다른 버거로 느껴지는 마법까지 벌어진다. 여기에 탄산음료와 셰이크 등 음료, 감자튀김을 비롯한 각종 튀김류를 곁들이면 풍족한 한 끼 식사를 만들어낸다.

굿데이 투다이 버거

선데이 버거의 첫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굿데이 투다이 버거다. 감칠맛이 극대화된 패티 4장과 땅콩버터, 포도잼이 어우러지는 이 버거는 한 입 베어 문 뒤 통창으로 보이는 화창한 날씨를 보면, 정말 그대로 지금 죽어도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다고 평가받는 인기 메뉴다. 이 버거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높은 칼로리를 지녔다.

하지만 진하며 달고 고소한 맛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덕분에 한 입 먹는 순간 다이어트나 몸매 관리는 멀리 떠나보내고 지금은 마음껏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단짠’의 끝을 보여주는 이 버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적합해 포스팅도 많이 된다. 나이프가 제공되기 때문에 여성 고객들은 썰어서 깔끔하게 먹기도 하는데, 역시 햄버거이다 보니 한입 가득 베어 먹게 되면 그 만족도가 더 크다.

오레오 프라이즈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오레오 프라이즈. 오레오 과자를 통으로 튀긴 뒤 초코시럽, 슈거파우더, 오레오 분태로 무장한 사이드 메뉴로 다른 곳에서 쉽게 보기 힘들다.

브라우니를 평소에 좋아한다면 오레오 튀김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튀겼지만 기름을 많이 먹지 않게 튀겨내는 것이 선데이 버거 클럽의 특징이다. 달콤하고 진한 오레오 맛으로 입안을 가득 채우고 마지막 입가심 디저트로 한알 한알 먹으면 약간 부족한 포만감도 확 차올라서 기분 좋게 매장을 나설 수 있다.

오레오 프라이즈는 마무리로 슈거파우더가 뿌려져 나온다. 그런데 실수로 소금을 뿌려서 나간 적이 있었다. 그 메뉴를 맛본 고객이 원래 오레오 프라이즈가 조금 짜냐고 문의했다. 이에 당황한 직원이 고객에게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하자 이 고객은 “짜도 너무 맛있었다”며 웃으면서 이해해준 일화가 있단다. 김 셰프는 이런 실수가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주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요식업은 여러 성향의 고객들이 방문한다.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도 여러 명이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어우러진다. 따라서 이런 의견, 저런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당연히 의견을 겸허하게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목적에 맞춰서 유연하게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김 셰프는 여긴다.

특히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직원이더라도 성향, 성격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매장 시스템의 개선할 점을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견들을 들으면 현 상황에 머물러 있지 않고 좀 더 다채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어 자신도 더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김 셰프는 다양한 사람의 의견과 반응을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선데이 버거 클럽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굿즈로 외국에 여행 온 것만 같은 분위기를 한가득 느낄 수 있다. 내 몸에 대한 ‘죄책감’을 잠시 내려놓고 ‘치팅데이’로 즐길 음식을 찾을 때 육즙과 풍미가 극대화된 선데이 버거 클럽의 메뉴는 행복한 포만감을 제공해 줄 것이다. 잠깐이지만 이런 행복이 김 셰프가 그리는 행복이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