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이 310조원 넘게 증발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에만 국내 상장주식을 4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558조1648억원에서 2246조1769억원으로 311조9879억원가량 급감했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인 318조7864억원과 맞먹는 수치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9일 각각 2360.58과 627.01에 마감해 동반 연중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2360선으로 미끄러졌고, 코스닥 지수는 5% 넘게 급락해 지난 202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렸다.
코스닥에서의 시총 감소분이 컸다. 코스닥 전체 시총은 지난해 말 431조7923억원에서 전일 종가 기준 313조150억원으로 118조7773억원 줄었다. 코스피 시총은 2126조3725억원에서 1933조1619억원으로 193조2106억원 쪼그라들었다.
증시는 하반기 들어 가파른 낙폭을 시현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글로벌 증시가 동시 급락했던 ‘블랙먼데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우려 등 갖가지 악재가 겹쳐진 탓이다. 최근에는 비상계엄령 선포 및 해제 이후 정국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진 점도 투자심리를 저해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자금 이탈에 이어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 4조1540억원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37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코스닥 시장에서 83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주식은 693조6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27.4%에 해당한다.
외국인은 4개월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보유잔액은 전월 대비 35조2000억원 감소했다. 지역별로 미주(1조6000억원), 유럽(9000억원), 아시아(5000억원) 등이 순매도했다. 국가별로 영국과 대만이 각각 6000억원, 2000억원 순매수했으며 미국과 룩셈부르크가 1조4000억원, 7000억원씩 팔았다. 보유 규모는 미국이 279조3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의 40.3%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보유액은 214조2000억원(30.9%), 아시아는 101조원(14.6%), 중동은 11조2000억원(1.6%)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가 2450~2500선 회복 안착 전까지는 신규 대응을 자제해야 하며 보유 및 분할 매수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환 국면은 내년 1분기 말쯤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