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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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檢 태세 전환? 부역자들이 국민 영웅 노릇 하려… 수사 맡기면 안 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MBC 라디오서 “열심히 수사하는 모양새”
김용현 전 국방 장관 자진 출석도 의심…“뭔가가 있지 않을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수사망 경쟁 중인 검찰에 대해 “부역자들이 영웅 노릇을 하려 열심히 수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 대표는 9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검찰의 태세 전환이 무엇을 위한 거라고 보나’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자신들의 수사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국민에게 영웅으로 보여야 한다”고 의심했다.

 

진행자의 ‘검찰에 수사를 맡겨놔도 되겠나’라는 질문에도 “안 된다고 본다”고 잘라 답한 조 대표는 “내란죄에 관해서는 수사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데 직권남용 수사를 빌미로 수사도 진행하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것 아닌가”라며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수사권이 있는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해야 하고, 국가수사본부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같은 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공모해 내란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적시, 김 전 장관을 내란의 중요임무 종사자로 규정함으로써 윤 대통령을 내란의 정점으로 판단했다. 김 전 장관은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부하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가운데 군 병력이 창문을 깨고 국회에 진입해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하려 한 행위 등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도 검찰은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법 87조는 대한민국 영토에서 국가권력 배제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면 내란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국헌 문란’은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하거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형법 제91조가 규정한다.

 

판례에 따르면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155분 만에 국회가 해제 결의안을 가결하고, 국무회의 의결로 약 6시간 만에 사태가 막을 내렸지만 국헌 문란 목적이 달성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아울러 검찰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내란 행위를 공동 모의하고 분담해 실행에 옮긴 공모 관계로 본다.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가 아니라 내란과 관련한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혐의를 적용했는데, 12·3 비상계엄의 최종 결정권자는 윤 대통령이라는 판단에서다.

 

검찰 조사에서 계엄 건의, 국회·선관위 병력 투입 지시 등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위헌·위법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장관은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등으로 논란이 된 계엄 포고령을 직접 작성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내란죄는 법정형이 최대 사형인 중대범죄이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10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결과는 당일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충암고 7회 졸업생으로 윤 대통령의 1년 선배인 김 전 장관은 계엄 해제 당일인 지난 4일 오전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곧바로 면직안을 재가했다. 검찰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된 뒤인 지난 8일 오전 1시30분쯤 자진 출석했고, 검찰은 그를 6시간여 조사한 뒤 긴급체포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윗선’인 윤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실행에 옮긴 군·경찰 수뇌부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연합뉴스

 

이를 두고도 조 대표는 “내란죄 관할 기관은 국수본인데 검찰로 자수 형식으로 갔다”며 “그 뒤에 체포가 됐는데 (그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심했다. 감경이 첫 번째 목적이고, 두 번째는 검찰의 수뇌부와 김 전 장관 사이에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 않겠냐면서다. 계속해서 “김용현의 입에서 뭐가 나오느냐에 따라 수사 향방과 강도·속도를 결정하는데 왜 검찰로 갔느냐”며 “김용현의 신병이든 증거든 빨리 법대로 국수본에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대표는 공수처와 국수본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긴급체포 관할은 국수본에 있으니 신속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대통령실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공수처가 담당하니, 공수처와 국수본이 협력해 사안을 끌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