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으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90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늦은 밤 피해자의 무단횡단을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7단독 문종철 판사는 이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70)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24일 오후 10시17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보행자 B(95)씨를 치어 사망케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50㎞였고 A씨는 시속 74㎞로 차를 몰았다.
A씨는 차량 진행 방향의 좌측에서 우측 도로로 횡단하던 B씨를 승용차 앞부분으로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는 사고 발생 이틀 뒤인 5월 26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문 판사는 “제한속도를 20㎞ 이상 초과해 차량을 운행하면서 전방주시를 게을리해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바 피고인의 주의의무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늦은 밤이고 횡단보도가 없는 편도 3차로 도로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무단횡단을 예상하거나 발견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