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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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힘들어서”…남편 출근, 7개월 쌍둥이 질식시켜 살해한 엄마

“사회적 육아 지원 부족, 비극적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 함께 고민해야”

생후 7개월 된 쌍둥이 자매를 살해한 혐의로 40대 친모가 구속기소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병철)는 전남 여수에서 쌍둥이 딸을 살해한 A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8시 30분쯤 전남 여수시 웅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쌍둥이 자매를 이불로 덮어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A씨의 남편은 출근한 상태였으며, 범행 후 A씨는 집을 나와 같은 날 오후 12시 40분쯤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쌍둥이 자매는 각각 안방과 작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후 약 30㎞ 떨어진 여수시 화정면 낭도로 이동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했으나, 가족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과거 한 차례 우울증 상담을 받은 적이 있으나, 정식으로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남편이 육아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아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와 남편 간의 갈등이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육아 문제로 부부싸움이 잦았다고 한다.

 

경찰은 A씨 남편에 대해서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검토하며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육아 지원 부족과 가족 내 갈등이 비극적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