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 때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탄핵 찬성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과 탄핵 찬성을 시사한 조경태 의원에 이어 5번째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여당에서 8표 이상 이탈표가 발생하면 가결된다.
국민의힘은 ‘집단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 미달에 의한 탄핵안 부결을 유도했던 1차 표결 때와 달리 의원 대다수가 2차 표결에 참여할 분위기다.
김 의원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나는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3일 저는 체포될 각오로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서 계엄을 막았다”며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지켜야만 한다는 일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그랬던 저는 탄핵에 불참했다.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 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대통령에게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퇴진에도 질서와 시간은 필요하지만,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우리는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 할 것”이라며 “어렵게 건넜던 ‘탄핵의 강’보다 크고 깊은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우리 당의 저력을 믿는다. 이제 우리 당당하게 새로 시작하자”고 했다.
전날에는 김상욱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사죄와 즉시 하야를 촉구한다”며 “깊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헌법적·반민주적 비상계엄을 기획한 대통령에 대한 차회(다음 차례) 탄핵 표결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선 “(탄핵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들이) 계속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10명 전후에서 늘었다 줄었다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첫 탄핵소추안이 부결되자, 앞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탄핵안 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탄핵 공개 찬성 표명이 이어지고 국회 본회의에 대다수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하야 대신 탄핵소추가 되더라도 직무 정지 상태에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