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태광그룹 계열사 경영진에게 150억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기유(69)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여경진)는 1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김 전 의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8월 지인인 부동산 건설업체 대표 이모(65)씨의 청탁을 받고 태광그룹 계열사인 고려·예가람 저축은행 대표 이모(58)씨에게 150억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씨는 기존 대출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김 전 의장의 압박으로 대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려·예가람 저축은행은 자본잠식 등을 이유로 이씨 업체에 대한 대출을 두 차례 거부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한 로펌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씨 등은 올해 7월 기소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올해 9월과 11월 두 차례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