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시장과 식당 등에서 대통령 친필 사인과 사진을 떼내고, 표지석을 훼손하는 등 전국적으로 윤 대통령 흔적 지우기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 앞마당에 있는 윤 대통령 휘호가 담긴 표지석에는 대통령 이름 앞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내란’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 분노한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현장을 찾아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국민 다수가 윤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킨 주범으로 보는 상황인데 불법 계엄에 대한 분노 표출”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육거리시장에는 최근 윤 대통령 사진 등이 없어졌다. 이곳에는 상점 곳곳에 최근까지 윤 대통령이 다녀간 사진 등이 붙어있었다. 윤 대통령이 다녀갔던 한 음식점 상인은 출입문에 붙었던 윤 대통령 사진과 친필 사인을 비상계엄 직후 떼어냈다고 한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윤 대통령 ‘흔적’ 지우기가 확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2022년 당선인 신분으로 방문해 입소문을 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칼국수 가게에선 더 이상 대통령의 사진과 친필 사인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함께 찾아 떡볶이와 빈대떡 등을 먹었던부산 중구 깡통시장 분식점 벽에 걸려 있던 당시 사진은 윤 대통령 모습만 종이로 가려졌다.
김건희 여사 모교인 서울 강동구 명일여고에는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소망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김건희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안녕하지 못하다”며 “부디 민주적·양심적으로 행동해 우리 후배들이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졸업하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일부 단체는 용산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화환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실 차량 출구 앞 담장 외벽에 줄지어 세워진 수십개 화환에는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것’,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