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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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텔리전스의 완성? ‘챗GPT 품은 시리’ 나왔다

애플이 자사 음성 비서 ‘시리’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통합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전을 배포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6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발표한 애플의 AI 전략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인 ‘시리+챗GPT’가 6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시리+챗GPT는 복잡한 질문이나 문제에 대해 시리가 챗GPT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답변한다. 시리가 사용자의 특정 질문에 챗GPT의 답변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사용자 허락을 받아 챗GPT로 검색 등에 나선다. 챗GPT 버전은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4o를 기반으로 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업계에선 챗GPT를 품은 시리가 사용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리에 챗GPT를 접목한 버전에 대해 “할리우드의 리메이크작 같다”며 “(시리는) 여전히 타이머·날씨·음악같은 기본 명령을 수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수준이고, 종종 ‘웹에서 찾은 내용입니다’라거나 (질문이나 명령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애플은 시리가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악의 재생 모드를 변경하는 등 이용자 지시에 따라 특정 앱 내에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업데이트된 기능을 내년에 추가할 예정이다.

 

미국 CNBC 방송은 “많은 투자자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이 추가됨에 따라 아이폰 판매량이 증가하고 업그레이드 주기가 촉진되며, 향후에는 애플이 소비자 중심 AI 분야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시리의 다음 진화를 챗GPT 등 외부 AI 모델의 도움 없이 자체 기술로 시중에 출시된 AI 음성 서비스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리에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적용해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2026년 출시가 점쳐지고 있다. 애플은 최근 영국, 인도 등에서 LLM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를 비롯해 머신러닝(ML) 엔지니어 등 컴퓨터 과학 및 관련 기술 분야 박사급 인재 채용에 나서는 등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애플이 이번에 배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전은 사용자가 새로운 이모지를 만들고,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나 특정 요구사항에 맞춰 이미지를 자동 생성하는 기능도 담겼다. 사용자가 특정 텍스트를 선택하면 텍스트 어조를 바꾸거나 문장을 더 간결하게 만들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됐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