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11일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내가 보기에는 직권남용죄는 될지 모르겠으나, 내란죄 프레임은 탄핵을 성사시켜 사법리스크로 시간이 없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을 추진하기 위한 음모적인 책략이 아닌가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비상계엄 선포를 보고 나는 ‘뜬금없는 한밤의 해프닝이었다’고 말을 한 일이 있다. 그리고 수습 잘 하라고 했는데 민주당은 이를 내란죄로 포장해 국민과 언론을 선동하고 있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내란죄는 원래 정권 찬탈이 목적인데, 이미 대통령 자리에 있는 사람이 찬탈할 정권이 있는가”라며 “비상계엄 선포권은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이고 고도의 통치행위로써 사법심사의 대상이 안 된다. 그걸 두고 내란으로 볼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사유 판단이 부적절하다고 해서 그게 바로 내란죄로 연결될 수 있는가”라며 “야당의 20여회 걸친 탄핵소추로 국정이 마비되고, 심지어 자기를 수사한 검사도 탄핵하는 건 입법 폭력으로 국헌문란이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검경, 공수처가 경쟁적으로 수사에 나서는 건 저무는 권력에 대한 하이에나같은 비열한 짓은 아닌가. 국민여론을 탄핵으로 몰아가기 위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적폐청산 프레임처럼 야당이 내란죄 프레임을 씌우는 건 아닌가”라고 적었다.
또 “하는 짓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흡사하게 흘러 간다만 그건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업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최종 판단권은 수사기관에 있는 게 아니고 헌법상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달려 있다”며 “냉정하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감정에 치우쳐 박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집단 광기를 한 번 겪은 일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탄핵 정국 이전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워온 홍 시장이 “차라리 한동훈과 레밍들은 탄핵에 찬성하고 유승민, 김무성처럼 당을 나가라”고 이날 촉구하기도 했다.
홍준표 시장은 “삼성가노(三姓家奴)들의 행태가 역겹기 그지 없다”며 삼성가노는 ‘세 개의 성을 가진 종놈’이라는 뜻으로 삼국지 등장인물인 여포가 양아버지를 비롯해 정원, 동탁 등 여러 인물을 섬기자 장비가 붙인 멸칭이다.
홍 시장은 “한동훈과 레밍(설치류 일종으로 집단 이동하는 특징)들은 동반 탈당해서 나가거라. 어차피 탄핵되면 한동훈도 퇴출되고 레밍들은 갈곳이 없을 것”이라며 “용병 둘이 반목 하다가 이 사태가 왔지 않느냐”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에게 탄핵 위기 책임을 돌렸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정계에 입문하자마자 각각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된 점을 들어 ‘용병’에 빗댄 것이다.
홍 시장은 이어 “국민들은 한국 보수세력을 탄핵 한게 아니라 이 당에 잠입한 용병 둘을 탄핵 하는 것”이라며 “차제에 용병은 퇴출시키고 이 당을 지켜온 사람들끼리라도 뭉쳐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 박근혜 탄핵때도 그렇게 해서 다시 일어섰지 않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