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거주하는 김지영(45·女·가명) 씨는 최근 건강 검진에서 당뇨병 전단계(공복 혈당 장애) 진단을 받았다. 부모님 모두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어 본인의 건강에 대해 더욱 우려했던 김 씨는 생활 습관 개선을 결심했다.
의사와의 상담에서 김 씨는 혈당 관리를 위해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권고받았다. 추가로 최근 연구에서 다크 초콜릿이 제2형 당뇨병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를 건강 관리에 활용하기로 했다.
김 씨는 매일 오후 간식으로 다크 초콜릿(카카오 함량 70% 이상)을 약 20~30g 섭취하기 시작했다. 6개월 후, 김 씨는 재검진에서 공복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는 결과를 받았다. 체중도 5kg 감량해 이상적인 체질량지수(BMI)를 유지하게 되었다.
소량의 다크 초콜릿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크 초콜릿을 주 5회 이상, 한 번에 약 28g씩 섭취할 경우, 발병 위험이 최대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밀크 초콜릿은 이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간호사·의료 종사자 약 19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진행됐다. 평균 25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초콜릿 섭취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약 10% 낮았다.
특히 다크 초콜릿을 섭취한 경우 발병 위험이 더욱 낮았으며, 다크 초콜릿 소비자들은 체중 증가와도 큰 연관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가 다크 초콜릿에 포함된 카카오의 플라바놀 성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플라바놀은 염증을 줄이고 심혈관 건강을 증진시키는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다크 초콜릿은 높은 카카오 함량으로 밀크 초콜릿과 차별화된다. 카카오는 항산화 물질인 플라바놀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만성 염증을 줄이고, 심장병과 당뇨병 같은 질환의 예방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카카오 함량이 높을수록 플라바놀 함량도 증가하기 때문에, 다크 초콜릿의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초콜릿 섭취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네스토라스 마티우다키스 박사는 “초콜릿은 사탕류로 설탕이 포함되어 있어 혈당 조절을 위해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플라바놀이 풍부한 대체 식품으로 블루베리, 블랙베리, 석류, 사과 등을 제안했다.
레드 와인에도 플라바놀이 함유되어 있지만, 알코올 섭취의 부작용을 고려할 때 추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 연구들과 상반된 측면도 있다.
작년 12월 발표된 대규모 무작위 통제 실험에서는 500mg의 카카오 플라바놀을 2만1000명에게 투여했으나,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마티우다키스 박사는 “두 연구 간 차이를 설명할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크 초콜릿과 카카오 플라바놀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추가 무작위 임상 실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크 초콜릿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관찰되었으나, 이를 바탕으로 섭취를 권장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추가 연구를 통해 다크 초콜릿과 플라바놀의 효과를 명확히 규명해야 하며, 체중 증가나 혈당 조절 문제를 고려한 섭취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초콜릿 섭취보다는 플라바놀이 풍부한 대체 식품이나 균형 잡힌 식단을 우선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