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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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 동생의 탄핵투표 불참에 “분노… 대통령 물러나야”

영화 ‘소방관’의 곽경택 감독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최근 곽 감독의 형제인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져 실망 여론이 일자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곽경택 감독. (주)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곽 감독은 12일 언론에 배포한 글을 통해 “최근 저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 솔직히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못박았다. 

 

곽 감독은 “영화 ‘소방관’이 관객분들을 만나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곡절과 사연이 있었다. 코로나19와 배우 음주, 그리고 이번에는 개봉 전날 비상계엄까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소방관’은 2020년 촬영을 마쳤으나 2022년 9월 주연 배우 곽도원이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으면서 개봉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곽 감독은 “지난 12월3일의 밤을 생각하면 솔직히 저도 아직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천만 다행히도 영화 ‘소방관’이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그 불안감은 제 온몸을 감싸고 있다”고 했다. 

 

‘소방관’은 전날인 10일 9만6300여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101만명으로 선전 중이다. 이 작품은 방화범이던 집주인 아들을 구하려다 소방관 6명이 순직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방화 사건을 소재로 했다.

 

곽경택 감독. (주)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곽 감독은 글 말미에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2024년 말의 이 어려운 시기 또한 잘 극복할 거라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마음대로 표현할 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고 적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