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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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백신 나오나"...종양서 분비되는 DNA가 핵심 [건강+]

세포밖 소포체 활용해 '암 백신' 개발 기대

종양에서 분비되는 DNA를 이용해 암 전이와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와 코넬 의대 데이빗 라이든 교수 연구팀은 세포밖 소포체에 DNA가 담기는 원리를 규명하고, 이 DNA가 인체 조직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켜 암 재발과 전이를 예방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포는 기능 유지와 신호전달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작은 막성 소포체 또는 입자를 분비하는데, 이를 세포밖 소포체라 한다. 

 

세포막 소포체와 입자에는 DNA, miRNA, mRNA 그리고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생분자 물질이 포함돼있다. 이들이 표적 세포에 도달해 물질교환을 함으로써 세포 간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연구팀은 세포밖 소포체에 담긴 DNA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 대장암 2-3기 환자의 조직에서 암 재발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밖 소포체에 담긴 DNA가 많은 그룹은 전이에 의한 암 재발이 4%(52명 중 2명)로 유의하게 적었고, DNA 양이 적은 그룹에서는 25%(53명 중 13명)로 암 재발 비율이 유의하게 높음을 확인했다.

 

 

김한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종양에서 분비되는 DNA가 전이 조직 장기에 면역 반응을 일으켜 암 전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면서 “세포밖 소포체를 활용한 후속 연구를 통해 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암과 관련한 DNA에 대해서는 이번 연구 외에도 학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엔 성균관대학교 김훈 약학과 교수와 로엘 버락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공동 연구진이 전이암에서 염색체외DNA가 암의 확산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원발암보다 전이암에서 염색체외DNA가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염색체외DNA는 염색체 외부에 있는 원형 DNA다. 다양한 종양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모든 DNA가 따르는 멘델의 유전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 결과 종양이 다른 세포와 다른 성격을 갖도록 만들고(이질성) 유전자 발현을 증폭시킨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2018년과 2020년, 교모세포종을 포함한 난치암에서 염색체외DNA가 높은 비율로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