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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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 연말연시 제주 관광 불똥 튀나

내국인 관광객 8.8% 감소… 소비자심리지수, 전국 수준 아래
오영훈 지사 “경제 위험 해소, 신속한 탄핵 이뤄지는 길밖에”
한은제주본부 “정상적인 경제활동 필요”

관광 산업 비중이 큰 제주 경제가 최근 정국 혼란으로 연말연시 단기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최근 국내 정치적 혼란 등으로 연말연시 제주 방문 관광객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고용이 부진하면서 개선 흐름이 약화했다고 13일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12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긴급 경제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 1∼12일 33만12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만3401명)에 비해 8.8%(3만2103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0월 내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4.2%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소비자 심리지수(기준치 100)가 95.5로, 전국 평균(100.7) 수준을 밑돌았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전날 긴급 경제정책회의에서 “계엄 상황과 그에 따른 탄핵 정국이 국가 경제는 물론 제주지역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신속한 탄핵이 이뤄지는 길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여행심리 위축과 연말 행사 취소, 위험 국가 지정 등이 내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 제주도로서는 원치 않는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탄핵을 통한 대통령 직무 정지와 헌법 질서 회복으로 제주도가 추진 중인 기초자치단체 설치 주민투표,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등 주요 현안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 진작과 안전 분위기 조성 등 다양한 캠페인을 함께 추진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구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은 “과거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직무 정지 기간인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제주 방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며 “현 시국에도 과도한 우려보다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긴급 경제정책회의 “예산 집행률 연내 90%까지 끌어올려야”

 

도는 현 상황에 대응해 다양한 경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전날 기준 76.7%인 예산 집행률을 연내에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1억원 이상 주요 사업에 대해 집행책임관을 지정하고 긴급 입찰 공고 기간을 7∼40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한편 선금 지급률도 계약 금액의 70%까지 확대한다.

 

내년에도 민생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한다.

 

지역화폐 ‘탐나는전’ 예산을 9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내수 진작에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소상공인 금융지원 강화, 기업유치와 수출 인프라 확장 등 경제성장 토대 마련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국내 관광박람회와 설명회를 확대하고,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에도 주력한다.

 

소비 위축과 기후변화로 이중고를 겪는 1차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 운영 등 경영 여건 개선과 재도약 지원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제32회 성산일출축제를 비롯한 각종 지역 축제와 행사도 애초 계획대로 정상 추진한다.

 

착한가격업소 확대 지정을 확대하고, 주요 생필품 가격 동향을 매주 모니터링하는 등 물가 관리도 강화한다.

 

지난해보다 31% 증액된 250억원을 투입해 내년 초 공공부문 일자리를 전년 대비 418명 늘어난 2750명으로 확대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