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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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동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록 없다”

행정안전부 고기동 차관(장관 직무대행) 국회 행정안전위 현안질의 답변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 맞다고 생각”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인 고기동 차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회의록은 없다고 밝혔다. 

 

고 차관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비상계엄 사태 관련 현안 질의에서 ‘계엄 선포 국무회의 회의록이 있느냐’고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묻자 “회의의 실체와 형식, 절차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회의록은 없다”고 답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오른쪽)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차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현안질의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행안부는 지난 11일 참고 자료를 내고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6일 대통령비서실에 국무회의 회의록을 요청해 10일 회신 받았으나 발언 요지가 포함돼 있지 않아 지속적으로 추가 요청 중”이라고 밝혔으나, 사실상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이 “이상민 전 장관은 ‘회의록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거짓말이냐”고 묻자, 고 차관은 “제 기억에는 (이 전 장관 얘기는) 아마 대통령실에 회의록을 요청하겠다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거듭 국무회의 회의록은 없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5일 행안위에서 “이번 사안의 경우에는 지금 저희 행안부 의정관실에서 직접 관여를 안 했기 때문에 대통령실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회의록 작성을 마치는 대로 최대한 당겨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국무회의 회의록은 국무회의 간사를 맡고 있는 행안부 의정관이 맡는다. 그러나 계엄 선포 당시인 지난 3일 밤 국무회의와 해제 결의를 위한 4일 새벽 국무회의 모두 행안부 담당관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별도의 참석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행안부는 민주당 등 야당의 요구에 대통령실에 국무회의 회의록 자료 회신을 요청해왔다.

 

박 의원은 “이 전 장관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모르지만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도 본인이 그 내용을 모르고 그런 얘기를 했을리 없다. 이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고, 고 차관은 “관련 기관에 요청하겠다고 말씀하신 걸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행안부가 대통령실로부터 회신 받은 내용을 보면 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17분~10시22분), 개최 장소(대통령실 대접견실) 등이 담겼다.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를 시작한 지 단 5분 만에 선포 결정이 난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 장소 역시 대통령실 청사 내 국무회의실이 아닌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만날 때 이용하는 대접견실이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참석자와 배석자는 대통령, 국무총리,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외교부 장관, 통일부 장관, 법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행안부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11명이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해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며 ‘국무회의가 아닌 게 맞느냐’는 질의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고 차관은 ‘계엄령 선포를 전후해 장관과 통화하거나 상의한 내용이 있느냐’는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 질의에 “그날 제가 뉴스를 보고 10시40~50분경에 장관께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안 받으셨다”며 “11시 넘어서 콜백(회신)이 와서 ‘(계엄 관련) 회의를 소집했다’ 정도만 얘기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 계엄은 위헌이냐’고 묻는 위성곤 민주당 의원 질의에 “헌법과 법률을 위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위 의원이 ‘맞다, 틀리다’로 답하라고 하자 그는 “맞다고 답변드린 적이 있다”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해선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간극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