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들의 경쟁 구도로 예상됐던 연말 극장가에서 곽경택 감독의 신작 ‘소방관’이 선전하면서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는 ‘소방관’과 ‘모아나2’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1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소방관’은 전날 9만1000여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점유율은 37.3%다. 누적 관객 수는 110만여 명으로 늘었다.
2위는 3만8000여명(매출액 점유율 15.1%)이 관람한 ‘모아나 2’로 누적 관객 수는 235만여명이다.
‘소방관’이 개봉한 4일 이후 극장가에서는 두 작품의 경합이 이어졌다. 지난 주말(6∼8일)에는 ‘모아나 2’가 1위를 차지했지만, 평일인 9일부터는 ‘소방관’이 강세를 보였다. 두 작품은 연말 나들이 가족이 함께 보기에 부담 없는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소방관’은 홍제동 방화 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한데다 소방관들의 희생정신을 그린 점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2001년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방화 사건은 방화범이던 집주인 아들을 구하려다 소방관 6명이 순직한 비극이다.
‘소방관’은 화재 현장의 무서움과 막막함을 뛰어나게 묘사했다. 컴퓨터 그래픽(CG)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촬영 현장에 불을 피우고 연기를 가득 채운 덕분이다. 매연으로 시커멓거나 사방을 삼킬 듯한 불꽃이 가득한 화재현장을 보면 소방관들의 용기와 직업정신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당시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도 고발한다. 영화 속 소방관들은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을 입고 사비로 마련한 목장갑을 낀 채 화마와 싸워야 했다. 불법주차로 소방차가 제대로 투입되지 못하던 안타까운 현실도 전한다.
‘모아나2’는 모투누이 섬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던 모아나가 선조들로부터 예기치 못한 부름을 받고 부족의 파괴를 막기 위해 전설 속 영웅이자 환상의 콤비 ‘마우이’를 포함한 새 선원들과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퍼스트레이디’는 개봉일인 전날 4천여 명(2.1%)을 불러 모아 8위로 진입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을 보도한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가 제작한 영화다. 예매 관객 수는 700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