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네이버 지식인에는 입대 연기와 관련된 신규 질문이 136건 등록됐다. 한 작성자는 "아들이 16일 양구로 입대 예정인데, 가능하다면 늦추고 싶다"며 고민을 공유했다.
네이버 군인 아들 부모 카페 '군화모'에서도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이달 말 논산 훈련소 입영 예정이었던 아들이 현재 상황에서 입대를 취소했다"며 입영 연기 사례를 공유했다. 또 다른 이용자 '파란***'은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들이 공군에 지원했지만 취소 여부를 알아봤더니 불가능하다고 답변받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이미 자녀를 훈련소에 보낸 부모들도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인에게 위문편지를 쓸 수 있는 '더캠프' 앱에는 훈련병의 안부를 묻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이용자는 "비상계엄이 또 선포되면 어쩌나 걱정된다. 군에 있는 아들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이런 불안감 속에서 현역 장병 부모들로 구성된 단체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는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군 통수권자가 하룻밤 만에 군인의 정신을 파괴한 현 상황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서에서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자격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는 군인의 명예와 충성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무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연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병무청은 "계엄령 이후 입영이나 신체검사 연기 사례가 늘었는지는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불안감만으로는 연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연기 절차는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질병, 학업 등 특정 사유가 있을 경우 연기 신청이 가능하니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현재 부모들은 자녀와 연락이 닿지 않을 때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현역 군인은 오후 6시 이후에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더캠프' 이용자는 "아들이 평소라면 문자에 답했을 텐데 오늘은 대답이 없다. 답답한 마음에 애가 탄다"고 말했다.
계엄 상황에 대한 불안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군에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통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안정된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입영 연기, 현실적인 대처는?
- 질병 또는 심신 장애
- 가족 위독 등 가사 정리 필요
- 천재지변이나 기타 재난
- 각군 모집시험 응시
- 자녀 출산 또는 양육
- 학점은행제 학습기관 수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