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결 직후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며 끝까지 국정 운영의 중심을 잡아달라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주요 직원들은 토요일인 이날 새벽부터 출근해 비상근무 체제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약식회의도 열렸다. 회의에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과 주요 비서관들이 참석해 탄핵안 가결 이후 국정운영 방안 등 향후 대책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도 탄핵안 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지만 실제 결과를 받아들고는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표결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표결 결과를 사무실에서 TV 중계로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고,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자책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앞서 12·12 담화에서 공직자에게 “엄중한 안보 상황과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지키는 일에 흔들림 없이 매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도 했다. 향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절차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앞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것이 최우선 아니겠느냐”며 “국정이 마비되고 붕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한덕수 국무총리를 보좌해 업무를 이어간다.
탄핵안 가결 이후 검·경·공수처의 수사는 대통령실을 정면으로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비상계엄해제 요구안 의결 후 합참 결심실에 머물렀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고, 육사 출신 인성환 안보실 2차장과 최병옥 국방비서관도 계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을 수행한 만큼 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계엄해제를 위해 대통령을 모시러 가기 위해 수분 머물렀을 뿐 통상적인 수행이다. 2차 계엄논의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향후 이어질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사전 인지·개입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대부분 사전에 계엄 계획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