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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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 틈타 쏟아지는 정치테마주… 투자 주의 필요

정국 혼란 틈을 타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정치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시장이 부진하며 개인 수급이 정치테마주를 향하고 있다. 정치인과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엮인 정치테마주들은 대부분 시가총액이 1000억원 미만일 정도로 작아 작전세력이 개입할 여지가 크고 변동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상식 밖 이유인데도 묻지 마 테마주로 엮이고 있는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오리엔트 정공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 동안 1131원에서 6700원으로 492.40% 상승, 단기간 내 여섯 배나 몸집을 불렸다.

 

같은 기간 이스타코(239.94%), 오리엔트바이오(207.13%), 동신건설(195.69%), 일성건설(191.21%), 코이즈(164.63%) 등도 급등했다. 에이텍(157.27%), 디젠스(143.85%), 형지엘리트(140.67%), 수산아이앤티(121.78%), 형지I&C((103.14%)도 급등세다.

오리엔트정공과 오리엔트바이오는 과거 이재명 대표가 오리엔트정공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 공장에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꼽힌다. 이 대표는 과거 해당 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스타코와 일성건설은 이재명 대표의 주택정책과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이스타코는 2021년 2월 공시를 통해 “이재명 지사와 당사는 어떤 관련도 없으며 당사 사업 또한 이 지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공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재명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오르내리고 있다.

형지엘리트와 형지I&C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시행했던 무상교복 정책으로 인해 테마주로 엮였다. 에이텍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내던 당시 최대주주 신승영씨가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 운영위원직을 맡았다는 이유로, 수산아이앤티는 대표이사가 이 대표 캠프 후원회 공동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재명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코이즈는 조재형 대표가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동문인 것으로 알려지며 테마주로 묶였다. 디젠스는 이석우 대표가 이 대표와 같은 경주이씨로 알려지며 테마주가 됐다.

이준석 테마주로 꼽히는 윌비스(113.94%) 역시 급등했다. 윌비스는 전병현 회장이 이준석 전 대표와 하버드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꼽힌다.

iM증권 리서치센터는 “정치테마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정치테마주는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거래소는 오리엔트정공,·오리엔트바이오, 동신건설, 일성건설, 코이즈, 에이텍, 에이텍모빌리티, 디젠스, 형지엘리트, 형지I&C, 수산아이앤티, 써니전자, CS, iMBC 등 정치테마주들을 대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다. 거래소 시장경보제도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되며, 투자경고 종목이 되면 신용융자로 매수할 수 없고, 매수할 때 위탁 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