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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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문상호·노상원 전현직 정보사령관 긴급체포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이 15일 내란 등 혐의로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국수본)은 내란 등 혐의로 이들을 긴급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문 사령관은 정보사 요원 10여명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실에 출동시켜 전산실 서버를 촬영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사태를 기획·설계한 의혹을 받는다. 박근혜정부 시절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아끼는 육사 후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 전 사령관을 ‘계엄 포고령 작성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민주당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은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요원들을 (계엄군으로) 동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번 내란 사건의 기획과 설계에 상당 부분 깊숙이 개입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수본은 이날 비상계엄 사태 당시 투입된 군인이 1500여명으로 확인됐다고도 밝혔다. 계엄에 동원된 군인에는 사병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담화에서 ‘경고성’ 비상계엄 근거 중 하나로 “사병이 아닌 부사관 이상 정예 병력만 이동시키도록 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국수본 관계자는 “추가 수사를 할 경우 인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국수본이 지금까지 조사한 현역 군인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등 43명이다.

 

국수본은 이날 계엄 때 국회 출입 통제 관련 지휘 라인에 있던 경비과 경찰들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청 경비안전계장과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선포·해제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국수본은 최근 직무 정지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이날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국회에서 밝힌 바 있다. 

 

송 장관은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무회의) 회의장에 들어갔는데 아무 말도 없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뭐에 대한 것이냐고 물었고 딱 두 글자 ‘계엄’을 들었다”고 발언했다. 국수본은 13일 기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국무위원 4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국수본은 이날까지 군 관계자 9명과 정부 관계자 6명, 경찰 관계자 3명 총 18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입건된 경찰 피의자 중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13일 “증거를 인멸할 염려”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수사 중이다. 형사소송법상 경찰은 최대 10일간 피의자를 구속 수사할 수 있어 20일까지 두 청장에 대한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구속 기간 내 국수본은 앞서 확보한 조 청장 비화폰을 분석해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지시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전 조 청장과 김 청장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안전가옥)로 불러 보여준 비상계엄 문건 내용도 수사 대상이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