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 규제로 인해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10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매수 의사는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6일 KB부동산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주택가격심리지수의 매수세는 1.5로,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이다. 매수세가 이렇게 낮은 이유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구매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아파트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매도세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매도세는 67.2로 매주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이 시장 상황이 더욱 나빠지기 전에 매도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주택 시장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 모습이다.
거래량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2,836건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거래가 이루어진 지난 7월의 7,828건에 비해 약 36%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량의 감소는 시장의 위축을 나타내며, 이는 매수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대한민국의 탄핵 정국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성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저하시켜 부동산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사람들이 경제와 정치의 불확실성 때문에 주택 구매를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
16일 직방의 분석에 따르면, 11월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매도한 사람 중 30.5%가 10년 이상 보유한 장기 보유자였으며,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올해 서울의 장기 보유 매도자 비율은 27%에서 28% 사이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경향이 짙어졌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4분기에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 보유자들은 더 나빠지기 전에 매도하자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들은 2010~2014년 금융위기 때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은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등에서 장기 보유 매도자가 많았다.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의 10년 초과 장기 보유 매도자 비율이 8.1%(21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7.8%) ▲서초구(6.9%) ▲노원구(6.8%) ▲마포구(6.0%) 등 순이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 규제 기조가 여전히 강해 사그라든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수출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경기 전망이 좋지 못한 가운데 최근에는 정국 혼란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며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 주택 매수 심리가 얼어붙어 장단기 보유 관계없이 당분간 거래 시장의 위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