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로 생계를 이어가며 유치원생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싱글맘에게 돈을 빌려준 뒤 지속적으로 협박해 죽음으로 내몬 사채업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로 30대 A 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범죄 행위에 이용한 휴대전화와 은행 계좌를 빌려준 8명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도 전문 사채업자들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올해 9월 유치원생 딸을 홀로 키우던 피해자 B 씨가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숨진 사건을 수사했다.
B 씨는 연이율 수천%에 달하는 금리로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하자 모욕이 담긴 문자 메시지가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내지는 등 사채업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향후 피해자 등 상대로 불법 채권추심 행위를 한 추가 공범 등을 신속히 특정·검거하고, 불법 사채업자·채권추심 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B 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정부는 불법 추심 업자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채권추심 사건 대응을 강화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피해를 조사하고 우선 하월곡동과 영등포동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를 대상으로 비슷한 피해가 없는지 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또 집결지의 불법 추심 신고 안내 방송 등 홍보를 강화하고 익명 상담을 위해 카카오톡 상담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나아가 채무 당사자 외 가족, 지인 등에게도 법률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성매매와 불법 대부업 광고를 사전 차단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아울러 AI를 활용해 검출 시스템을 운영하고 불법 대부 광고에서 사용된 전화번호를 실시간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이밖에 불법 대부업체에 대해선 수사 의뢰를 늘리고 과태료 부과와 영업 정지 같은 행정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