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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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병 북한군 최소 수십명 사망 확인”

국정원 “첩보 입수… 사실 파악 중”
젤렌스키 “러, 북한군 신원 감추려
전사자 시체 불태워” 영상도 공개
韓·美·EU, 北 군장성 등 독자제재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교전을 벌이고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지난 며칠간 우리는 북한 군인들이 전장의 제2선에서 최전선으로 이동하고 전투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목격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숫자는 없지만 우리는 북한군이 전사자와 부상자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믿는다”며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지만 수십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전사한 북한군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얼굴을 소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영상에는 산속에서 사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일부분에 불이 붙어 있고, 옆에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텔레그램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 병사들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전사자의 얼굴까지 소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하기도 했다. 30초 분량의 영상에는 산속에서 시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일부분에 불이 붙어 있고, 다른 사람으로 추정되는 실루엣이 곁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전에 파병한 북한 고위급 장성 등에 대한 독자제재에 나섰다.

 

외교부는 이날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과 북한의 핵·미사일 자금 및 물자 조달에 관여한 개인 11명·기관 15개를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제재 명단에는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신금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 처장, 북한군 소속 미사일 기술자 리성진 등이 담겼다. 북한 폭풍군단(11군단)과 단장 리봉춘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북·러 무기거래에 관여한 러시아 개인과 기관도 무더기로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도 북한에 금융·군사 지원을 한 개인 9명과 단체 7곳을 제재했고, 국무부는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제재 대상 3개를 추가 지정했다. EU가 발표한 북한 고위급 추가 제재 명단에는 김영복과 노광철 국방상 등이 포함됐다.


한편 AFP통신 등은 17일 모스크바 남동부 랴잔스키 대로의 아파트 입구 근처에 있는 스쿠터(킥보드)에 장착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이고르 키릴로프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과 그의 보좌관 등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키릴로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모스크바에서 폭발 사고로 사망한 러시아군 관리 중 가장 고위급으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AFP에 “키릴로프의 제거는 SBU의 특수작전”이라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성민·정지혜·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