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자신이 연출한 영화 ‘서울의 봄’ 흥행 이유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17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제11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서울의 봄’으로 감독상을 받은 뒤 “기적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봐줬지만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많이 볼까 의구심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영화 개봉 후 1년이 지나고 정신 나간 대통령이 어처구니없는 친위 쿠데타를 벌이고 사람들이 뛰쳐나와 국회로 가고, 전국 각지에서 젊은 사람들이 뛰쳐나와 탄핵을 찬성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이 왜 이 영화를 많이 봐줬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정의감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며 “이런 위대한 관객들을 맞이해 어떤 방식으로 말을 걸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서지만 새로운 시대, 새로운 관객을 맞이하는 흥분감도 있다”도 덧붙였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 7일 ‘맥스무비’와 인터뷰에서도 “대한민국은 피를 흘려가며 민주주의를 힘겹게 지켜냈다”며 “한 사람 때문에 엉망이 된 대한민국 현 상황을 탄핵으로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12월3일 어처구니없는 계엄령 선포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며 “밤을 꼬박 새우며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분노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11월22일 개봉한 ‘서울의봄’은 12·12 군사반란을 모티프로 한 영화다. 권력을 잡기 위해 내란을 일으킨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를 막으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대결을 그렸다. 개봉 33일째에 1000만 관객을 달성했으며 총 1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