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내달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해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대담에서 올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 과정에서 약화하고,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과의 공방 과정에 무기력함을 드러냈다면서 이란이 핵무기 보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이란의 핵무기 추구에 따르는 비용과 결과는 심각할 것이기에 나는 그것이 '견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이란의 핵 보유가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나는 (이란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협상에 전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번에 합의(오바마 행정부 때 도출한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좋고, 강력한 합의를 원한다고 했다"고 상기했다.
그는 또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P5)과 독일, 유럽연합(EU) 등은 이란과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불리는 합의를 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자제하는 대가로 미국, 유럽연합(EU), 유엔이 이란을 상대로 부과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직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합의에서 이탈하고 제재를 복원한 이후 이란 핵 협상 자체가 공중에 뜬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에 쓰일 수 있는 원심분리기 6천여 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을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3일,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 일각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 옵션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의 반미정권 전복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우리가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면 우리의 정권교체 실험은 딱히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며 선택지에 포함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추진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배제하지 않는 합의에 러시아가 동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매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합의는 정당하면서 동시에 지속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