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대표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하는 국민의힘이 '비대위원장 인물난'에 빠진 모습이다.
친윤(친윤석열) 성향의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대위원장 후보군이 거론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이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게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있기 때문이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19일 YTN 라디오에서 "다수 의원은 경륜이 좀 있고 리더십이 갖춰진 분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권성동 내주 초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들 모두 5선 의원으로, 경륜과 리더십을 갖췄다는 게 당내 주류의 의견이다.
이를 두고 한동훈 전 대표 리더십에 대한 주류의 반감과 비판론 때문에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친윤·중진 의원들이 거론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들이 보였던 행보 등이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탄핵 정국을 수습하고 등 돌린 민심에 호소하는 한편, 조기대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김 의원의 경우 지난해 3월 당 대표에 선출되는 과정에서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뜻)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 의원, '원조 친윤'으로 정권 창출에 기여한 권 권한대행, 그리고 나 의원도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강한 어조로 표출한 바 있다.
김상욱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가깝거나 그동안 대통령의 독단적인 행위를 통해서 이익을 얻어왔던 사람들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호 전 대변인은 BBS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중진 의원들의 이야기가 많은데, 그분들이 계엄 정국 당시 당의 어른으로서 보여준 행동들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선 6선의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주 의원은 대구·경북 출신이지만 친윤 색채가 옅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주 의원은 국회부의장직 수행을 이유로 비대위원장을 맡는 데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 주 초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선임 일정에 대해 "금요일(20일)까지 선수별 (비대위원장 추천)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다"며 "주말에 고민해 다음 주 초에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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