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충분한 비타민 D를 보충하면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데 운동과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됐다.
19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동물 실험을 통해 비타민 D가 노년기 근감소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라이프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비타민 D가 노인들의 근육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3개월 된 어린 쥐와 18개월 된 노령 쥐를 대상으로 4개월 동안 비타민 D를 투여했다. 그 결과, 비타민 D를 투여하지 않은 노령 쥐는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며 근감소증이 나타났다.
반면 비타민 D를 섭취한 노령 쥐는 근육량과 근력이 정상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라 근육의 양과 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으로, 이는 노인성 질환인 활동장애, 당뇨병, 대사질환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근감소증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효과적이다. 운동을 통해 분비되는 근육 호르몬인 마이오카인은 근기능 향상뿐만 아니라 뇌, 간, 지방 등에서의 대사 조절과 염증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마이오카인 중 하나인 아펠린의 양과 그 수용체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연구팀은 비타민 D가 아펠린의 혈중 농도와 수용체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근육 조직의 세포 노화가 완화되고, 근단백질 합성이 증가하여 근감소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비타민 D에 의한 근기능 개선 효과는 운동을 할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이는 노화로 인해 운동이 어려운 노인들도 비타민 D 섭취를 통해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노년기 비타민 D 섭취가 근감소증 예방에 미치는 영향과 그 기전을 직접적으로 밝혀낸 의미 있는 연구”라며, “충분한 비타민 D 섭취를 통해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건강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부가 햇볕에 노출되면 비타민 D가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특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15-30분 정도의 햇볕을 쬐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피부 타입에 따라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경우 비타민 D 생성이 줄어들 수 있다.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엔 연어, 고등어, 정어리, 소간, 계란 노른자, 우유, 요거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