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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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측 “체포의 ‘체’자도 안 꺼내…‘나 내란 합니다’ 미리 말하는 내란 어딨나”

“내란죄 동의 못 해… 국가비상사태로 판단”

윤석열 대통령 측은 19일 “윤 대통령은 체포하라거나 끌어내라는 용어를 쓴 적이 없다”면서 “체포의 ‘체’자도 (윤 대통령이) 꺼낸 적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동의할 수도 없다. 생각과 견해를 밝혀야 할 절차가 있다면 직접 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법무법인 동진 회의실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국민과 전 세계에 타전될 회견을 통해 ‘나 내란 합니다’라고 하고서 하는 내란이 어디 있느냐”며 “윤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국가비상사태로 본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령 포고령을 선포하기 전 대국민담화를 먼저 방송한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도 법률가인데, ‘체포해라, 끌어내라’는 용어를 쓴 적이 없다고 들었다”며 “체포의 ‘체’자를 얘기한 적도 없을 뿐더러 (체포)하면 어디다가 (데려다) 놓겠냐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출동한 군경에게 ‘절대 시민들과 충돌하지 마라’는 지시와 당부를 했고, (여기에는) 국회 관계자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무장하지 않은 300명 미만의 군인이 국회로 갔고, 넓디넓은 의사당 주변에 인원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 인사 14명을 체포하고, 계엄 해제 표결을 앞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윤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여러 군 관계자의 진술과 배치되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뉴스1

석 변호사는 최근 수사기관의 소환 통보 거부, 헌법재판소의 답변서 요청 미수령 등 논란에 대해서는 “머지않은 시기에 가동될 변호팀, 혹은 윤 대통령이 직접 정돈된 입장을 말할 것”이라며 “수사기관에 출석할지 여부도 곧 입장이 나올 것이다. 대통령은 제게 수사든 탄핵이든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시간 끌기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시간끌기는 야당이 주로 해왔다. 대응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며 “시간 끌기라는 지적은 성급한 평가”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윤 대통령의 변호를 맡을 것으로 확인된 변호인단은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윤갑근 변호사다. 다만 변호인단이 완벽하게 구성되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석 변호사는 “현재까지 변호인 선임계가 사법기관에 제출된 변호인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을 변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대외 소통은 필요한 만큼 대외 활동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간에 조금이라도 소통의 숨통을 터야 나중에 알릴 것이 있다면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차원”이라며 “제가 대통령께 (이런 역할을) 요청했고 대통령께서 동의하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그는 친구로서 심경을 묻는 말에는 “왜 이 사달을 냈나. 시간은 우리 편인데”라며 안타까움을 비쳤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