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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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미등기 임원 재직 늘었다

공정위 분석… 163개사로 0.7%P 상승
하이트진로·금호석화·중흥건설 심해
“절반이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대기업 총수 일가가 계열사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 경영상 책임은 회피하면서 사익편취를 추구하는 행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일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는 전체의 5.9%(163곳)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 현황 분석은 71개 총수 있는 집단의 계열사 2753곳을 대상으로 했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회사의 비율은 하이트진로가 63.6%(11개사 중 7개)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호석유화학, 중흥건설, 셀트리온, DB 순으로 높았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의 54.1%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다. 사익편취란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특수관계인 또는 특수관계인 소유 계열사와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사업 기회를 제공해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는 행위를 말한다. 총수 일가 1명 이상이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17.0%(468곳)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2022년 14.5%, 지난해 16.6% 등 상승 추세다.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셀트리온, 부영, 농심, DN, BGF 순으로 높았다.

정보름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책임 경영 측면에서 총수 일가 등기 임원이 늘어나는 점은 고무적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미등기 임원이 있고, 그 과반이 사익을 추구할 수 있는 유인이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