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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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직후 “국회 가면 죽어” 전화받은 한동훈…“사실이라면 암살 쿠데타”

野강유정 “尹 의도 명확해졌다…탄핵 절차 조속히 마무리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에 가면 목숨이 위험하니 피신하라”는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이라면 정치를 총칼로 해결하려 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가 명확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전 대표가 비상계엄령 선포 당일 ‘국회에 가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전화를 받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며 “문제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윤석열이 획책한 내란은 본인이 변명하듯 ‘소수 병력 투입한 질서 유지’가 결코 아니었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정적 암살이 목표인 치밀하고도 무도한 쿠데타였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등 마음대로 안 되는 정치인 제거가 ‘체포조’의 실체였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의 체포리스트는 결국 눈엣가시 제거 살생부였다”며 “정치를 대화와 협의가 아닌 총칼로 해결하려 한 의도가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탄핵 절차의 조속한 마무리로 최소 권한까지 제거하는 게 윤석열이 망친 대한민국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라며 “국민의 눈엣가시인 윤석열이야말로 통치자 자리에서 깨끗이 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원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밤 계엄 선포 직후 국회로 가는 도중 한 군 관계자에게 “국회에 절대 가지 마라. 내가 들은 첩보인데 가면 체포될 것이고 잡히면 죽을 수 있다. 절대 잡히면 안 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최근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다수의 언론 매체가 보도했다.

 

당시 한 전 대표에게 전화한 여권 관계자는 “전화기도 끄고 하루 정도 은신처에 숨어 있어라”며 “잡히면 안 된다. 가족도 대피시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한 전 대표는 이 경고에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 “국민과 함께 비상계엄을 막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뒤 국회로 이동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계엄 해제 결의안 투표를 독려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4일 내란 등 혐의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구속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인 3일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아 조지호 경찰청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대표, 한 전 대표 등 주요 인사 15명가량이 포함된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전달하며 이들의 위치정보 추적을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방첩사 요원들을 보내 주요 인사를 체포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홍장원 전 1차장도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이라’고 말했다”, “방첩사령관이 한 전 대표를 포함한 체포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