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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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안 간다더니?…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 ‘한국인’”

“무비자 시행, 중국 여행 시장 성장세 두드러질 것”

“관광 목적 등에 한정…불분명할 경우 입국 거부도”

중국 정부는 최근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국가를 포함하여 유럽과 중동 지역의 15개국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단기 관광 및 비즈니스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비자 없이 15일에서 최대 30일까지 중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주요 목적지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청두, 쿤밍 등 지방 도시들까지 확대되었다.

 

지난달 8일 한국에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이후 상하이·장자제(장가계)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늘었다. flickr

 

2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기존에는 72시간이었던 환승 무비자 체류 기간을 144시간으로 연장해 국제 환승객들이 중국에서 여행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대폭 늘렸다.

 

이를 통해 주요 공항이 있는 도시와 주변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상하이 푸둥 공항과 홍차오 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상하이뿐만 아니라 인근의 항저우와 쑤저우까지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하이난 섬은 무비자 정책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하이난은 59개국 국민들에게 최대 30일까지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하이난은 ‘중국의 하와이’라는 별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하이난 정부는 쇼핑 면세 한도를 확대하고, 호텔과 리조트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국제 항공편도 대폭 늘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중국은 무비자 입국 허용 국가에서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규모 국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광저우에서는 무비자 입국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광둥 문화 축제'를 개최하여 중국 전통 공연과 현대적 관광 명소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무비자 정책에 따라 입국한 관광객들에게 국제 스포츠 경기와 대형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 할인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무비자 대상이 아닌 국가에 대해서는 '전자비자(E-Visa)'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여, 신청에서 승인까지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방문을 계획하는 외국인들의 심리적 부담이 감소하고 관광객 수가 증가했다.

 

실제 중국의 한 현지언론은 “장자제(장가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라며, 특히 과거 효도 관광 중심에서 40·50대 중년층의 가족 여행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나타난 새로운 현상으로, 가족 단위의 중장년층 여행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무비자 정책은 여행자들에게도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개인 비자 발급 비용은 약 18만 원(급행 기준)에 달했으며, 발급 절차도 번거로웠다. 그러나 무비자 정책 시행으로 이러한 비용과 절차가 제거되면서 여행 편의성이 대폭 개선됐다.

 

업계는 무비자 정책 확대로 중국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중국 여행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뎠던 만큼, 이번 정책 완화가 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시행으로 중국 여행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체류 기한이 30일로 늘어난 만큼 20박 이상의 장기 체류 상품도 준비 중”이라며 “중국 한 달 살기 상품과 같은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중국 상하이 와이탄의 한 호텔 앞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무비자 입국이 여행 장벽을 낮췄지만 입국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과 여행업계는 “무비자 입국은 비즈니스나 관광 목적에 한정되며, 입국 목적이 불분명할 경우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중국이 한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기간은 오는 내년 말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인 여행객들은 여행 전 관련 규정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