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국군이 승리하고 있으며 군사력도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약 4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된 연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서방의 예상과 달리 지난 2∼3년 동안 훨씬 더 강해졌다”며 전쟁 초기에 설정한 주요 목표가 달성되고 있고, 전선에서 전체적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NBC방송 기자가 ‘러시아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시리아에서도 실패했다’고 지적하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의 군사력을 과시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을 향해 ‘미사일 결투’를 제안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최근 실전에 처음으로 사용한 중거리 미사일 ‘오레슈니크’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들여온다 해도 절대 막지 못한다.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 타격 목표물을 정해 놓고, 서방의 방공망이 오레슈니크를 막을 수 있는지 겨뤄보자”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전체와 자신에 대한 시험이며, 지난 전쟁 기간 “농담과 웃음이 거의 없어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쿠르스크에서 우리 장병들이 영웅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적들이 우리 영토에서 곧 쫓겨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쿠르스크 전투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에 대한 언급은 덧붙이지 않았다.
또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에 대해 말하는 동안 이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태평양함대 155 해병여단 병사들이 메시지를 적어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한 깃발이 공개됐는데, 러시아의 몽골계 소수민족 부랴트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깃발을 들고 나왔다.
이는 쿠르스크에서 북한군과 외모가 비슷한 부랴트인 장병들이 싸우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군 파병에 대한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군을 부랴트인으로 위장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